VIG파트너스는 지난 8월 항공기 및 기계부품 제조사 율곡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은 율곡 본사. [율곡 홈페이지]
누군가는 사고, 누군가는 팔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음 투자를 위한 실탄을 채웁니다. 같은 인수·합병(M&A) 시장을 뛰더라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전략과 성과는 제각각입니다. [하우스리뷰]는 주요 운용사들이 올해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결실을 거뒀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2026년은 VIG파트너스에게 ‘발전’의 해였다. 전통적으로 강。을 보여온 소비재·서비스업 중심의 미드캡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항공부품, 반도체 등 제조업과 헬스테크로 투자 반경을 넓혔다. 새로운 산업에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인접 산업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크레딧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한 작업도 속도를 냈다.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을 독립 운용사로 분리하고, 기존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회수 성과를 바탕으로 차기 펀드 조성까지 준비하고 있다. 바이아웃에 더해 크레딧을 ‘제2의 엔진’을 가동한다.
제조업 투자로 ‘체급’ 키운 5호 펀드…연결투자 빛났다
PTC가 제조·판매하는 제조 장비 칠러.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해 공정 효율을 개선하는 장치다. [PTC 홈페이지]
신규 투자의 중심에는 5호 블라인드펀드가 있었다. 본격화된 산업재 투자를 통해 5호 펀드의 포트폴리오 색깔도 한층 선명해졌다. 산업 밸류체인 내에서 대체불가능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방산업의 성장 수혜를 장기간 누릴 수 있는 숨은 보석을 발굴했다. 율곡 투자가 마무리 되면 5호 펀드의 소진율은 80%에 이른다.
5호 펀드 대표 투자처는 지난 6월 거래가 종결된 PTC가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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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C는 칠러(Chiller), 스크러버(Scrubber), 챔버(Chamber) 등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공조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으로 반도체 공장을 만들 때 함께 공급되는 필수 설비를 생산한다.
VIG파트너스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 제조 공정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고객사 내 .유율, 전방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판단했다.
실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TC의 매출은 2024년 469억원에서 2025년 85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만큼 PTC 역시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 국내 고객사의 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도 주목된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5월 치아복구 설루션 기업 미니쉬테크놀로지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사진은 강정호 미니쉬테크놀로지 대표. [미니쉬테크놀로지 제공]
또다른 투자 특징은 ‘연결’ 투자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을 운영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새로운 투자로 이어가는 전략을 구체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항공기 부품업체 ‘율곡’ 인수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KCGI 등 국내외 굵직한 사모펀드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VIG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지난 8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쳤다. 이르면 이달말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산업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업황 회복을 넘어 ‘슈퍼사이클’로 진입했다. VIG파트너스는 여객 수요 폭증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항공부품 기업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스타항공을 운영하며 축적한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를 항공기 부품 제조업이라는 인접 밸류체인으로 확장한 것이다
바다이야기 예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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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의 투자 확장이 미용의료에서도 나타났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25년 미용의료기기 업체 비올을 인수했고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를 떼어내 ‘리브사이언스’를 출범시키셔 미용의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올해는 제품에서 확인한 시장의 성장성을 헬스테크와 의료 플랫폼으로 연결했다. 지난 6월에는 아이디 병원·의원 MSO·MRO 법인인 아이디메디컬그룹 경영권을 인수했다. MSO는 병원 대신 경영, 마케팅, 고객 관리를 담당하는 병원 경영지원 회사다. MRO는 의료 소모품 및 의약품 납품 회사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아이디’ 브랜드의 병·의원 경영지원 경험을 다른 병원으로 확장해 ‘의료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VIG파트너스는 먼저 지난 5월 치아 복구 설루션 기업 미니쉬테크놀로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0%를 확보했다. 미니쉬테크놀로지는 치과의사 출신 강정호 대표가 2021년 설립했다. 손상된 치아를 복구하는 설루션을 국내외 치과에 공급하는 회사로 단순 치료 서비스를 넘어 관련 소재, 장비, IT, 설루션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레딧부문 내년 1월 독립…두번째 엔진 달고 비상
신창훈 VIG파트너스 대표[VIG파트너스 홈페이지]
투자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조직도 재정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크레딧 부문의 독립이다. VIG파트너스는 연초부터 VAC 분사를 준비해왔으며 내년 1월부터 별도 법인으로 독립 운영할 예정이다. 수장은 골드만삭스에서 10년간 스페셜시추에이션(SS) 전략 투자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2021년 영입된 한영환 부대표가 맡을 전망이다.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클로징한 VAC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소진율은 60~70%에 달한다. VAC 3호 펀드 마수걸이 투자였던 600억원 규모 송도 기업형 기숙사 대출은 18개월 만인 지난 9월 조기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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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C는 독립 이후 곧바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존 펀드에서 투자·회수 트랙레코드를 쌓은만큼 독립 운용사로서 본격적인 외형 확대에 나선다.
VAC는 VIG파트너스가 크레딧 투자 전략을 전문화 하기 위해 육성해온 조직이다. 경영권 인수가 중심인 바이아웃과 달리 기업 직접 대출, 메자닌, 구조화 금융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해 15% 내외의 중수익을 추구한다. 바이아웃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투자 기회를 포착해 투자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하고, 일반적인 은행이 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로 자금을 공급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VIG파트너스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합류한 유신혁 부대표는 신 대표와 함께 투자 검토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담당하며 바이아웃 투자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 부대표는 도이치뱅크와 발텍, 롤랜드버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치며 18년 이상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약했다. 함께 영입된 강성욱 총괄은 해외 시장 진출 및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 M&A를 지원한다.
강기정·김규명·배종현 상무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10년 이상 VIG파트너스에서 근무하며 VIG와 함께 성장해온 핵심 인력이다. 신 대표, 유 부대표와 함께 투자 발굴과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를 주도하며 투자팀의 결속력을 다진다.
본촌, PNC랩스 매각…3호 펀드 청산 막바지
2017년 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는 청산 막바지 단계다. 앞서 스타비젼(2022년), 푸디스트(2024년), 프리드라이프(2025년) 투자를 회수했다.
올해는 글로벌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인터내셔날(본촌치킨)을 태국 마이너그룹에 넘기며 약 8년에 걸친 투자 사이클을 마무리했다. 마이너그룹은 기존부터 태국에서 본촌을 운영해온 사업 파트너로 VIG파트너스와 창업주 측 지분을 함께 인수했다.
마스크팩 시트 업체 PNC랩스도 영케미칼에 매각했다. 신발 소재기업 유영산업은 포컴파트너스와 SPA를 체결했고, 직영 중고차 판매 브랜드 ‘리본카’를 운영하는 오토플러스도 현대글로비스와 매각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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